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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의 문학적 전통 / 조연현(전문부 졸)

등록일 2026-10-05 작성자 학과 관리자 조회 51

동국대학교의 문학적 전통

조연현(전문부 졸, 모교 교수 역임)

 

<동국대학교>의 문학적 전통을 말하는 사람들은 대단히 많다. 그러나 동국대학교의 문학적 전통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관심한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동국대학교에는 문학에 뜻을 둔 학생들이 많다. 문단에 가장 많은 문인을 진출시킨 대학이 동국대학교이다. 시에 있어서는 특히 그렇다. 이것을 가지고 동국대학교의 문학적 전통을 말하는 것이 대부분의 상식이다. 그러나 문인을 많이 문단에 내보냈다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질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는 동국대학교의 문학적 전통에는 하나의 일관된 특성의 흐름이 있었다고 인정된다. 그것은 정신의 방향이나 가치의 표준이 기계적이기보다는 생명적이요, 서구적이기보다는 동양적이요, 이지적이기보다는 신앙적이요, 기교적이기보다는 사상적이요, 시류적이기보다는 근원적이요, 모방적이기보다는 창조적인 경향이 그것이다. 이것은 동국대학교 출신의 대표적인 시인이나 평론가에게서 발견될 뿐만 아니라 소수의 예외를 제외한 언제나의 동국대학교의 문학적 분위기요 그 생리였던 것에서도 명백한 것이었다. 동국대학교의 문학적 전통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면 그것은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동국대학교의 문학적 전통은 저 절망적인 일제암흑기에 있어서는 다음 두 가지 이유로 인하여, 그 고독한 광망을 발하고 있었다. 그 하나는 우리 민족의 문학을 지키는 세력으로서 또 다른 하나는 문학에 있어서의 최량의 가치를 지키는 조직없는 집단으로서 하나의 정신적 보루가 되어 있은 점이다. 이러한 동국대학교의 문학적 전통은 지금은 경박하고 무정견한 명종의 위험한 조류 속에서 한국문학의 정통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상징하는 하나의 정신적 등태로서 자신을 발전시켜가고 있다. 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제7집으로서 발간되는 이 《동국시집》은 이상과 같은 동국대학교의 문학적 전통을 표현하는 그 지극히 적은 일부의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적은 표현은 소란과 위험성에서 한결같이 자신의 가치와 권위를 의욕해 가는 고독한 생명의 증언으로서는 그런대로 자위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동국시집》이 해마다 그 연륜을 쌓아 감으로서 동국대학교의 문학적 전통이 한층 더 광대되고 심화되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의 희망일 것이다.

(《동국시집》 제 7집, 1958. 12. 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