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up zone

1972년 제 10회 콩쿠르 수상작(손종철, 박기달, 김택근, 이정실)

등록일 2015-06-26 작성자 학과관리자 조회 1132
<시부 장원> 탑 손종철(대전 보문고) 가슴에 뼈가 선 者는 알지 탑은 왜 떳떳한 이마로 천년을 꿰뚫고 하늘은 영원의 동경(同庚)처럼 늘 푸른 것인가를. 때때로 우리가 남기고 어찌 세월의 잔해라고만 말 할 수 있으리. 끝 모르게 떨리는 참의 낱낱을 주워 모아 원형질에 불을 밝히면 문득 우리들의 겨냥 점(點)은 구름 밖 멀리 푸르른 아아 예비하라. 목이 타도록 마시는 하늘에 모두를 바치고 나면 우리는 다시 또 하나 맑은 비상의 날개를 갖는 것을. 적막한 땅의 당대위에 삶의 뜻을 심고 늘 위로만 향(向)을 뻗는 푸른 몸짓의 자유는 무엇인가. 사랑한다는 것은, 때로 목숨의 가장자리에 무형의 뜨거운 탑하나 다시 쌓으라는 것. 천년을 우러르는 참회의 뜻으로 내 안 어두운 뜨락을 짚어 서면 나는 또 하나 내 안에 자라는 탑의 뜨거운 신앙을 알지. <소설부 장원> 손수건 박기달(대구 계성고) 내가 열여섯 살 때 겨울이었다. 방학을 맞아 나는 외가에 갔다. 외삼촌 외숙모에게 인사를 드리고 안부를 전하고, 안방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열 살 난 외사촌 동생이 “달아, 선이 왔다.” 하였다. 나는 밥을 먹다가 밖을 내다보았다 길다란 검은 치마에 흰 무명 저고리를 입은 선이가 마당에 서 있었다. 나는 속으로 무척 기뻤다. 한 해 만에 보는 그인지라 더 참하고 또 키가 훨씬 컸다. 내가 방그레 웃자 그는 고개를 숙였다. 웃는 모양이었다. 저녁을 얼른 먹고 나는 밖으로 나갔다. 선이가 따라 나와서는 “잘 있었어 ” 하고는 또 고개를 숙여 버린다. 나도 잘 있었느냐 묻자 그는 기어드는 소리로 ‘예’ 하고는 한참 그대로 있다가 고개를 들고 나를 빤히 쳐다보며 “아까 오는 것 보았어예. 춥지예, 달이 씨가 들어가고 이내 따라 들어갈라 하다가 숙이 엄마가 이상하게 여길까 봐서…….” 하고 또 웃었다. 숙이엄마는 나한테는 외숙모인 셈이다. 보름날인가. 달빛이 희었다. 선이 얼굴이 희다. 내가 선이를 안 때가 작년 여름이었다. 그날도 달이 밝았다. 아마 팔월 명절이었을까. 나 보다 나이 한 살적은 여동생이 있는데, 내가 그 집에 놀러 갔을 때 어떤 처녀가 거기 있었다. 내 외사촌 여동생과 그 처녀와는 국민학교 동창생이라 했다. 모르는 처녀가 있기에 나는 쑥스러워 일어났다. 그랬더니 동생이 불렀다. “가기는…… 내 친구인데.” 그때도 선이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동생이 그 처녀를 보고 “가시나 꿀 먹고 냉방에 잤나.” 하고 옆구리를 쿡 쥐어박자 그는 쿡쿡 웃었다. 그는 웃는 얼굴로 나를 보고는 눈이 마주치자 얼른 돌리었다. “분이 집에 오실 랍니까 ” 선이는 가끔 옆을 돌아다보고 하였다. 아마 누구 보는 사람이 없나, 살피는 모양이었다. 내말이 끝나자 그는 “예.” 하고 나지막하게 대답하였다. 집에 도로 돌아와서 나는 거울을 보고는 형 옷하나 더 걸치고 분이 집에 갔다. 분이 집은 마을에는 오리나 떨어져 있었다. 가는 길에 달이 밝았다. 선이가 먼저 와 있었다. 나는 멋쩍어 씩 웃었다. 분이는 수를 놓고 있었다. 동그란 수틀에 하얀 옥양목을 팽팽하게 당겨 펴서는 꽃을 놓고 있었다. 선이가 놓는 수는 범나비 한 마리가 꽃 있는 데로 날아오는 그림이었다. 우리 누나가 시집가기 전에 수를 많이 하였다. 시집갈 때 가져간다는 것이다. “시집갈 때 가져갑니까 ” 내말에 선이가 쿡쿡 웃었다. 웃음을 못 참아 나중에는 고개를 젖히고 웃었다. 그래도 우습던지 분이 옆구리를 파고 기어들었다. 한참 떼굴떼굴 구르더니 “아니라예, 이건 우리 언니 줄 거라예.” 하는 눈에는 아직 웃음이 남아있었다. 그제서야 자세히 보니 손수건이었다. 어째 아까부터 수틀이 딴 것보다 작다 싶었다. “내 손수건 하나 해줄랍니까 ” 나는 무심코 이런 소리를 하였다. 분이가 나를 돌아다보았다. 선이는 그때까지 웃고 있다가 내 말에 그만 잠잠해지고 말았다. 나는 낯이 화끈하였다. 쑥스러웠다. 내가 할말을 했다  싶었다. 부끄러웠다. 다음다음날 내가 마을 아래로 바람을 쐬러나가는 길에 선이를 만났다. 그는 방실방실 웃고 있었다. “우리 집에 아무도 없어예. 우리엄마도 알던데.” 하며 눈짓으로 나를 가리켰다. 그러더니 누가 아니 보는지 사람을 휘둘러보고 나서 ‘자’ 하며 손을 내밀었다. 하얀 도화지로 싼 네모진 것이었다. ‘손수건이구나.’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얼떨떨하였다. 참말 뜻밖이었던 것이다. 나는 손수건을 얼른 안주머니에 넣고 선이 집에 따라갔다. “드릴 것도 없어예.” 하며 내 주먹만 한 감자를 대 여섯 개 얼른 구워 나한테 주었다. “고맙습니다.” 나의 인사에 그는 깔깔 웃었다. “아하하, 어제가 장날이라예. 그래 손수건을 하나 사서 드릴까 하다가 그래도 내 손으로 만들어 드리고 싶어 옥양목을 새로 떴지만 색실이 있어야 되는데, 그 상점에는 보라색실이 없어예. 그래 할 수 없이 읍내에 나가 사 왔지예. 집에 오니 벌써 해가 졌대예. 집에 와서 엄마한테 꾸중 실컷 듣고 좀 울다가. 아하하.” 하더니 날더라 “감자를 까 잡수셔예.” 하고는 “까짓것 엄마 꾸중이야 들을 때 뿐이지예. 그래 어제 저녁 꼬박 밤샘을 했지예.” 수건은 제법 컸다. 네 모퉁이를 실로 감치고 모란꽃에 나비를 수놓았다. 옆에 (喜)자가 들어있었다. 나는 속으로 또 무안해졌다. 선이가 장에 간 날 나는 종일 기분이 우울하였다. 선이가 아니 보인 까닭이었다. “참 손수건에 얽힌 이야기 알아예 ” 내가 모른다 하자 “옛날에, 어떤 청년하고 처녀가 살았답니다. 어느 해 전쟁이 터져 청년이 군에 가게 되었어예. 처녀는 밤을 새워 울었어예. 전쟁이 나서 군에 나가기만 하면 죽으니까예. 처녀는 청년이 가는 그 전날 하얀 손수건을 하나 청년에게 주었답니다. 이걸 가지고 가서 부디 살아오소, 이 내보듯이 손수건을 보고, 손수건에 피 묻히지 말고 살아 돌아오라고 빌었어예. 청년이 가는 길에 처녀는 울며 손수건을 흔들었어예. 그리고는 이 십 세 청년은 전선에 오자 정든 애인 뒤에 두고 일선으로 가느냔 노래를 불렀지예. 그런데 청년이 그만 총에 맞아 죽었어예. 죽으며 한 말이 이 손수건 내어서 내 애인한테 보내다오. 내 피 묻은 손수건…….” 선이 목소리가 떨렸다. 그러더니 다시 웃으며 “재미 있지예. 손수건을 아무한테나 주는 것인 줄 알아예 ” 하고는 배를 잡고 아하하하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그 처녀가 꼭 내 같지예.” 선이는 이런 말도 하였다. 그날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 나는 집에 돌아왔다. 오는 길에 꼭 이야기 같은 선이는 손수건을 흔들어 주었다. 집에 온 후 나흘 만에 편지가 왔다. 선이한테서 온 편지였다. 앞머리는 보고 싶다, 다음에 언제 오느냐 이런 것을 묻고 끝에 이런 말이 있었다. “내가 달이 씨한테 손수건을 주었다 하였더니 분이가 하는 말이 손수건 주면 이별 한다 안합니까  그래 나는 참말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어예…….” <소설부 가작 2석> 손수건 김택근(대신고)1) 철민이는 앞에 앉은 예쁜 구두를 신고 안경을 낀 계집애가 두렵다. 더욱이 목덜미가 하얀 게 더욱 겁을 준다. 자기보다 그림을 더 잘 그릴 것만 같다. 군내 국민학교 미술대회 라는 굵다란 글자가 써진 아취에선 이제 막 교장선생님같이 의젓하신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그리기 제목을 말할 참이다. 제목은 우리 동네였다. 철민은 당황했다. 철민은 자기 동네가 없었다. 철민이네 집은 산속에 쓸쓸히 홀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철민네 집은 밤에 무서워 엉엉 울어도 다른 집들이 위로 할 수 없는 산속에 있었다. 철민이가 한참 망설일 때 앞에 앉은 계집애는 본을 열심히 뜨고 있었다. 철민이는 얼른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연필을 힘주어 쥐어봐도 역시 없는 동네는 생각이 안 난다. 그래도 이웃 마을은 그리기 싫었다. 동생들의 목소리와 엄마의 얼굴, 그리고 우람찬 나무를 그리고 싶었다. 그러나 철민이 앉은 저편 언덕에 떠오르는 것은 동네가 아니다. 어머니와 동생들이다. 산 아랫마을 동구 밖까지 따라 나오며 오빠, 일 등해. 응  하고 손을 흔들던 국민학교에 갓 입학한 순희와 언니 따라 열심히 손을 흔들던 영희가 떠오른다. “철민아, 이거 신어라. 그리고 이것도 챙겨 넣고.” 며칠 전 장날에 사다 놓으셨다는 까만 운동화를 어머님께서 내주시고 아버님이 지난 장날 과수원집 달구지로 풋사과를 싣고 팔러 오셨다면서 일부러 집에까지 와서 주고 가신 하얀 손수건을 내 주셨다. “돌산 일만 잘 되어도 네 웃옷쯤은 사줄 수 있을 텐데…….” 하시며 한숨을 쉬시던 어머님 모습이 떠오른다. 철민이네는 집에서 조금 떨어진 산모퉁이에 돌산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돌산을 운영할 돈이 없어서 아버지가 비용과 자금을 마련하시기 위해 남의 집 과수원으로 일하러 가신지가 근 2년이 된다. 갑자기 오후 한 시까지 그림을 내 달라는 선생님 주의사항이 떠오른다. 철민이는 초조한 마음으로 연필을 마구 굴렸다. 철민이 도화지엔 소나무가 생기고 밤나무가 생겼다. 어느덧 푸른 동산이 생겼다. 철민은 앞에 앉은 계집애의 그림을 훔쳐봤다. 다닥다닥 붙은 집에 옆 골목이 나있고 길에는 전신주가 서있었다. 앞에 계집애가 힐끗 그림을 훔쳐본다. 뒷장에 이름을 쓰고 푸른 동네를 제출했다. 오후 늦게 성적발표가 있다고 한다. 철민은 벌렁 풀밭에 누워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은 검정 옷을 입고 있었다. “얘, 이거 네 손수건 아니니 ” “그래 맞다.” 예쁘게 수놓은 손수건을 철민은 고맙게 받았다. “그런데, 그 손수건이 접때 내가 잃어버린 손수건과 비슷하구나.” “정말 고맙다.” “너, 너희동네를 왜 그렇게 그렸니 ” “응, 우리 집이 산속에 있기 때문이야. 집이 꼭 한 채거든.” “너희 집은 산중에 있구나, 우리 집에도 산중에 산다는 머슴이 있단다. 그런데 아주 바보야, 넌 그림도 예쁘게 그리지만 어른인데도 글자도 몰라. 그런데도 내가 바보라고 놀리면 어떤 때는 자기네 아들은 나보다 공부도 더 잘한다고 꾸짖기도 한단다.” “칫, 계집애 어른을 놀린 게 뭐 잘한 짓이라고 칫 병신 같은 계집애.” 철민은 반사적으로 내 쏘았다. 아버지가 생각났다. 미련스럽게 일만ㅁ 하는 아버지가 밉게 여겨진다. 그러한 아버지에게 저 계집애가 아버지를 놀리고 다닌다는 생각이 든다. 얼굴을 꼬집어 주고 싶었다. 계집애는 안경속의 눈알이 커졌다가 얼굴이 붉어지며 저쪽으로 가버렸다. 설마 저 계집애 집엔 아[바른말 고운말을 사용합시다.] 안 계시겠지 하는 철민의 마음은 먹구름이 몰려와 시커먼 하늘이 된다.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아이들 틈에 철민이도 끼어 가슴을 조였다. 자기네 학교 교장선생님 같으신 선생님이 꼭 철민을 뽑아줄 것 같았다. 철민이 학교 교장선생님께선 언제나 시험이 끝나면 상장을 주셨던 것이다. 최우수작이 발표되고 마지막 가작까지 발표되었다. 점점 철민의 가슴에 기대의 옷이 하나하나 벗겨질 때 하늘과 철민의 마음이 시커멓게 변해졌다. 동생과 어머님이 자꾸 눈에 어린다. 철민이는 읍내에서 사십여리나 되는 자기 집을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올 때 메고 온 화관을 갈 때도 그대로 메고서. 비는 기어이 올 모양이다. 번잡한 읍내를 벗어나 호젓한 소로를 걷는 철민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이윽고 흘러내리는 눈물, 눈에서 뿐 아니라 온 몸에서 흐르고 있다. 비, 비가 왔다. 철민은 손수건이 생각났다. 눈 있는 데를 훔쳤다. 대번에 습기를 빨아 축축해진 손수건을 마구 문질렀다. 뒤통수에 와 닿는 게 있다. 빗속에 담겨 온 그 계집애의 목소리다. 우리 집에 산골에서 살았다는 머슴이 하나있는데……. 철민은 와삭 추웠다. 들고 있던 손수건이 생각났다. 축축한 진흙땅에 손수건을 마구 밟았다. 진흙물이 벌겋게 들었다. 그래도 마구 밟았다. “칫 나쁜 계집애. 몹쓸 계집애!” 더 없이 큰 슬픔이 밀려온다. 절이 보인다. 전에 엄마와 같이 돌산일이 잘 되기를 빌러왔던 절간이다. 그 계집애가 아빠한테 나 꼴등한 것과 왜 손수건을 내게 주었냐고 따지면 어떡하지  철민은 법당에 꿇어앉았다. 절간의 기와를 때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울고만 싶었다. 울음밖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철민이가 절간을 나왔을 땐 노을이 푸른 잎사귀에 방울방울 맺힌 빗방울을 쓰다듬고 있었다. 질퍽한 길을 피해서 가던 철민은 문득 자기운동화가 진흙물이 함빡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놀랐다. 어머님이 남의 밭을 매어서 사준 운동화였다. 어머님이 주신 것 중 또 하나가 없다. 손수건이다. 어머니의 정성을, 엄마의 정성을 발로 뭉갰다고 생각한 철민은 왔던 길을 다시 달려갔다. 빨간 흙물이 든 손수건위에 사람의 발자국까지 있었다. 미웠다. 사람들이 미웠다. 철민은 손수건을 다시 움켜쥐었다. 주루루 붉은 눈물이 흐른다. 방죽에서 손수건을 빨았다. 붉은 물이 빠져도 빠져도 붉다. 그렇게 젖은 손수건은 호주머니에 꾸겨 놓았다. 멀리 동구 밖에 영희와 순희가 보인다. 가서 껴안아 주고 싶다. 오빠를 부르며 달려오던 영희가 넘어졌다. 철민은 얼른 일으키며 “괜찮니  피를 막아야지. 손수건이…….” 붉은 손수건을 동생들에게 보일 수 없었다. 아픔도 잊고 생기 있게 소리치는 영희의 소리. “오빠, 아[바른말 고운말을 사용합시다.] 왔다. 아[바른말 고운말을 사용합시다.] 왔다!” “응  정말 ” 순이도 덧붙여 소리쳤다. “이제 돌산도 다시 하고 남의 집 일도 가지 않는데.” “왜 ” “아버지가 그 집에서 일을 잘해서 그냥 돈 빌려줬대.” 철민은 눈물이 금방 떨어질 것 같았다. “나 조금 있다가 갈게 먼저가 응 ” “응 빨리 와.” 철민이는 아무래도 손수건을 더 헹궈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물을 향해 달리는 철민의 귓전에 들리는 돌 깨는 소리와 발 끄는 소리가 전보다 더 크게 들렸다. 가끔 그 미운계집애의 목소리도 밉지 않게……. <수필부 장원> 거울 이정실(소명여고) 인간들은 자기 자신에 무척 애착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지 자기의 장점만을 찾기에 노력한다. 그 외면적인 장점, 즉 미(美)를 찾아내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거울이 아닐까 한다. 거울은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생활필수품이다. 그것을 비추어보는 사람들을 하나도 꾸밈없이 그대로 표출시켜 주기 때문이다. 거기서 자기 외모상의 어떤 단점이 발견되면 수단을 가리지 않고 그것을 교정하기에 애를 쓴다. 몇 번씩 되풀이해서 거울을 들여다본다. 나도 거기서 예외 될 수는 없기 때문에 항상 조그만 손거울을 지니고 다닌다. 그것을 비추어 보는 일 과연 나는 거기서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 것일까  진실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외모뿐인 것을 거울이 만물을 깨끗하게 반영시켜 주듯이 인간과 인간 사이에도 서로 진실이 통할 수 있는 마음의 거울이 있었으면 좋겠다. 신이 우주를 창조해낼 때 같이 만들었던 그 진실, 악을 범하지 않은 그 참다움 말이다.